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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4. 10:53 잡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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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안내 발간사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우리 한경대학교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자리에 있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고생과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어둡고 긴 터널에서 해방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은 인생의 또 다른 과정일 뿐이며, 대학에 들어가는 것 이상의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만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장소와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젊은이들이 국가와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많은 사색과 노력을 통하여 정말 즐겁고 뜻깊은 대학생활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대학생활은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얼마든지 놀고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논다는 것이 얼마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쌓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냥 단순한 시간 낭비이어서는 안됩니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면 정말로 훌륭한 인생의 밑천이 여러분의 인생에 남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의 인생 전체에서 가장 고상하고, 가장 지적이고, 가장 순수한 사람들을 여러분은 대학생활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료 학생들이 그렇고, 교수님들과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들 이 한경대학교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만나는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수준높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곧 그러한 대열에 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한경대학교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위하여 우리 한경대학교는 노력할 것입니다. 단언하건대 몇몇을 예외로 하면 여러분 개인의 발전보다 우리 학교의 발전이 앞서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부디 여러분은 그 예외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러한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고의 노력과 절제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에게 무한한 자유와 기회가 주어져 있는 반면에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합니다. 그것이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법칙이며, 대학도 반은 그 냉정한 사회에 속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그러므로 군자는 항상 평이한 데 거하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것을 행하면서 요행을 기다린다(故君子居易俟命 小人行險以요幸;『中庸』)"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은 진지한 자세로 생활하여 폭넒은 시야와 풍부한 능력을 갖춘, 그래서 국가와 사회 그리고 한 집안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학생활안내』책자는 대학생활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하여 안내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잘못되었거나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학생생활연구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2000년 2월

학생생활연구소장 오 호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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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권과 사면권, 그리고 레임덕

얼마 전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문제로 우리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였다. 신문사들과 야당은 그렇다 치고, 여당도 대통령과 대립하였다. 또 최근에 8·15사면과 관련하여 여당 의견은 무시된 채 안희정, 신계륜씨 등 정치인들, 특히 대통령 측근들만 사면이 추진되고 있어 청와대와 여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당의 친 재계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견제로 비춰지고 있다.

코드인사 논란은 초기부터 계속되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이해찬 전 총리, 이광재 국정상황실장,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대현 헌재재판관에 대한 논란 등이 이어졌다. 작년 이기준 부총리도 판공비 유용과 불법적 사외이사 겸직 등으로 서울대 총장에서 중도하차한 전력을 무시했다가 5일 만에 사퇴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대하여 “코드가 안 맞는 인사를 임명하면 잘 된다는 것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혁신을 이해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인사수석실도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성향을 같이 하는 사람을 발탁하여 성과는 내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설명한다.

인사권이나 사면권은 물론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국정을 운영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은 인사권이나 사면권을 적절하게 행사해야 한다. 여당의 동의도 얻지 못하는 상태로 인사가 이루어진다면 그 사람이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 적절한 인사를 위해서는 폭넓은 의견수렴이 필수다. 그래서 가장 반대가 적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 이 정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재풀의 한계인데, 예전의 동지나 측근들 중에서만 고르니 문제가 발생한다. 김병준 부총리도 그렇지만, 차관급인 권오규 경제수석을 석 달 만에 장관급인 정책실장을 거쳐 부총리에 임명할 정도로 인력풀이 좁다.

또 정해진 절차를 무시해서 갈등을 증폭시킨다. 이해찬 전 총리 때와는 달리 국무총리의 제청권이 행사되는지 의문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수석 대신 임명된 김성호 법무장관에 대하여 한명숙 총리도 제청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언론에 노출되어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정상적인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 사전검증 절차도 문제다. 김병준 부총리의 경우 국회 청문회에서 여당으로부터 ‘이렇게 흠이 없는 분도 있는가’ 하고 찬사를 받은 바 있지만, 며칠 만에 파렴치한으로 몰렸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책임을 공감해야 한다. 대통령과 측근들의 서로에 대한 의리는 눈물겹다. 그러나 국민은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기에는 너무 지쳤다. 민주화 동지들 의리에 국민 생활이 볼모 잡힐 수는 없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리고 가야 한다고 했던가.

청와대는 이번 인사파동과 사면권 논란을 레임덕 현상으로 보고, 여기서 밀리면 정말 레임덕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당의 의견 불일치를 단순한 레임덕이라고 보는 시각이 오히려 문제다.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필요하다. ‘계륵대통령’이라고 표현한 신문에 대하여 대통령을 음식에 비유했다 하여 취재를 거부하는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레임덕도 음식얘기라고 화를 내려나? 어느 나라 어떤 대통령도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은 피하기 어렵다. 알레르기반응이나 어떤 꼼수로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긍정할 수 있고, 아무도 부인하기 어려운 정책을 진지하게 찾아나가야 한다. 네편 내편을 잊어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내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는 어렵다. 요즘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이 문제다. 의견이 다르면 끝까지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야당의원들에게 일일이 서한을 보내 동의를 구하는 미국 대통령들이 참고가 된다. 아직 1년 반이나 남았는데 레임덕 논란이나 벌인다면 국가적인 불행이다. 레임덕을 막는 방법은 초심으로 돌아가 정도(正道)를 걷는 일 뿐이다.


 

오호택/국립한경대 교수

중부일보 2006-08-11 http://www.joongboo.com/html/news_view.asp?menu=D&articlenum=20224920060810&div=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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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근절 법조치는 성공할까?

며칠 전 용산에서 11세 초등생을 성폭행 후 살해한 사건의 범인이 검거되었다. 이 사건으로 언론에서는 며칠 간 빠짐없이 관련 기사를 실었다. 이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범인이 지난 해 5월에 4살 된 어린이를 성추행했다가 구속됐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또 다시 끔찍한 범행을 저렀다는 점 때문이다. 성범죄는 어느 정도 정신병적인 요소가 있어서 재범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예방책이 절실하고, 예방을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사후 감시를 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없다.

국회에는 이미 여러 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전자위치확인제도(이른바 전자팔찌)를 도입하는 안과 함께, 아예 성기능을 제거하자는 의견도 있다. 경찰청도 아동 성범죄인 경우 대개 성추행이므로 성폭력(강간)에 준하는 형벌로 강화하고, 보호관찰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를 사진까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원도 성폭력 사범은 구속하도록 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여성단체들은 현재 범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고소해야 하는 조항 때문에 피해자의 신분공개를 무릅쓰고 고소할 것인지 고민하다 보면 기간이 지나서 처벌하지 못하므로 이 기간제한을 늘리거나 없애자고 한다. 현재 공소시효는 7년 정도인데(유형에 따라 다름) 이 것도 아예 없애자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대책들이 입법이 되고 시행되면 성범죄, 특히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가 없어질까?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왜 여태까지 해결하지 못했을까? 이번 사건 이전에 멀리는 화성연쇄살인 사건에서부터, 재작년 3-40여명의 가해자에 의한 1년여에 걸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수년에 걸쳐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60여 차례 부녀자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이른바 ‘발바리’ 사건의 범인은 올 초에 검거되었다. ‘발바리’ 사건 직후에도 여러 가지 처벌강화 방안과 더불어 범인이 택시기사였던 점에 착안해 택시기사 취업을 제한하는 운수법 개정안을 내기도 하였다.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 사범에 대해 20년 이상의 장기형이 일반화되는 추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 제도가 많이 도입되었고, 덴마크 등은 아예 성기능을 제거하는 방안(본인의 동의 하에 징역과 보호관찰 대신 선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 뉴저지주 메간법(Megan’s Law)은 재범 이상 청소년 성범죄자의 거주지, 사진, 차량번호 등을 공개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성범죄자의 사진을 고소도로 변의 광고판에 게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공소시효도 아예 없애고 성범죄자는 평생 감시를 받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들에 비하여 처벌이 좀 느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법규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성의식이 폐쇄적이어서 신고율도 낮고 신고되더라도 실제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도 매우 낮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들은 다 가능한 것들이지만 이러한 무성한 논의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진지하고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기본권을 절대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성범죄는 그 피해자의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일벌백계 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익명성과 준법정신의 약화가 그 원인이다. 따라서 피해자의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재교육과 정신과 치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법을 지키고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지켜나갈 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도.....


[국립한경대 법학부 교수 오호택]

서울신문 2006-02-24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602240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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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그들만의 잔치

요즘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분당 사태를 지켜 보는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신당 추진파도, 민주당 사수파도 모두 국민의 뜻이라고 한다. 한쪽이 개혁신당을 창당하여 전국정당을 만들어 지역감정을 없애자고 하면, 다른 쪽에선 특정지역은 배제하면서 전국정당이 되겠느냐고 반박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해서는 인적 청산이 앞서야 하고 구주류를 배제한다고 하면, ‘참여정부’에서 참여를 배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받아 친다.

대통령은 신당창당에 관여 않겠다고 하지만, 반대편에선 청와대 비서관이나 김두관 행자부 장관이 총선을 준비하는 등 소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움직이므로 신당은 “노무현당”이라고 꼬집는다. 진정 무엇이 국민의 뜻이란 말인가.

물론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긍정하면서 집권하는 길은 선거의 승리가 유일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참여와 통합을 기치로 내건 노무현 정부에서 신당은 무엇이며 집권당의 분당은 무엇인가. 언제 국민들이 신당을 원했는가. 굳이 말하자면 대통령을 낸 당이 국회도 장악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내년 4월의 총선을 겨냥한 전술 아닌가. 신주류건 비주류건 오직 총선에서의 승리, 그 이상의 목표는 아닌 것이다.

민주당 구주류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사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인가? 새천년민주당만인가, 아니면 새정치국민회의까지인가, 아니면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을 포함하는 것인가. 지금 신주류니 구주류니 하는 사람들을 보라. 이런 당들뿐만 아니라 구 여권인사 등 온갖 다양한 출신들이 모여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민주당이든 신당이든 상관이 없다. 누가 무슨 당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정당인가가 관심이다. 정말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되려면 쓸 데 없는 신당논의를 중단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토론해야 할 것이다.

정통성은 계승되면서도 창조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정통성을 얘기하기에는 정당의 동일성과 계속성이 없다. 특정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했을 뿐이다.

그런 마당에 정통성을 사수한다는 얘기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전의 정당들처럼 민주당이 이합집산을 해서는 정통성을 계승할 수도 창조할 수도 없다.

더구나 예전 같은 민주화 내지는 군부독재 반대의 이데올로기가 사라지고, 3김과 같이 정치를 휘두르는 거목들이 사라진 지금, 정치인들은 다원화된 이 시대를 잘 읽어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도 내년 총선에서의 원내다수세력에 총리와 일부 장관에 대한 사실상의 임명권을 주고 이원집정부제로 운영하겠다던 엊그제의 주장을 바꾸고 슬쩍 피해갈 것이 아니다. 신당이든, 민주당 고수든, 아니면 신당논의 자체의 불가이든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 뜻에 따른다고 하면서 국민과는 상관없는 신당추진이 진행되는 데도 자신은 신당논의와 상관없다면 정말 상관이 없게 되는가.

어쨌든 집권당이고 또 그 당 출신 대통령 아닌가. 대통령이 외면하고 민주당이 분당되는 식으로 신당이 창당되면 결국 우리의 정치는 지난 시대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과거의 공과를 스스로 책임지고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변해가는 것이 진정 국민이 원하는 정당이다. 국민은 이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국민의 역량과 책임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 땅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오호택 국립한경대 법학부 교수

한국일보 2003-09-17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0309/h200309171720592387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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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요람 발간사

법학과가 신설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법학과도 3번째 졸업생을 내는 안정된 학과가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에 우수한 학생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 법학과의 장래를 매우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법학과 식구들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즐거움과 어려움을 나눈 5년이었습니다. 언젠가 학생들과 함께 회식하는 자리에서 "여러분들보다 내가 법학과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단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학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소리였습니다. 학과의 역사가 짧은 관계로 교수이면서도 선배로서의 역할을 많이 자임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이 더 즐거운 역할이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역할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끌고 함께 법학과를 창조해 나가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한편 섭섭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당연합니다. 중국 속담에 "장강의 앞물은 뒷물에 밀린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것이 당연하고 그래야 장강이 장강이 될 수 있겠지요.

이제 한 가지 더 바랄 것이 있다면 졸업생들이 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자리잡는 것입니다. 사법시험 합격자도 내고 공무원이나 기업체에서 유능한 인재로서 인정받아 한경대학교 법학과의 이름을 빛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 교수들도 최선을 다 하겠지만 여러분도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나라는 개인보다는 그 개인이 속한 집단으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법학과는 여러분을 위해서 여러분 개인은 법학과를 위해서 서로 잘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잘 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한 식구가 된 것을 영원히 잊지 않는 우리 모두가 될 것을 약속합시다. 서로에게 편하고 가끔은 보고 싶은 그런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2. 2.

학과장 오 호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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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형에 속하지 않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다음은 도몬 후유지(童門冬二)의 "오다 노부나가의 카리스마 경영"(경영정신, 2000)에 나오는 부하들로부터 존경 받지 못하는 상사의 유형 30가지 중에서 12가지를 내가 임의로 뽑은 것입니다. 여러분의 상사(또는 선배)를 비추어 보십시오. 또 여러분이 상사(또는 선배)가 되었을 때 이런 유형에 속하지 않는지 점검해 보십시오. 나도 이것을 읽을 때 마음속으로 충격을 받은 내용들입니다.

1. 구성원들의 유화만 존중할 뿐 엄한 지도력과 통솔력이 없다.

2. 실패만 염두에 두고 돌다리를 두드리기만 하고 건너려 하지 않는다.

3. 공과 사를 혼동하여 조직의 목적과 개인적 사정을 구별하지 않는다.

4. 조직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그 가능성을 제시하지 못한다.

5. 업무파악에 게을러서 무슨 일이 발생할 때마다 부하에게 물어본다.

6. 과장은 계장에게 명령해야 하는데 한 단계 건너 담당자에게 직접 명령한다.

7. 담당자가 없을 때 그를 대신할 업무능력이 없다.

8. 현장 업무를 관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이론만 이야기한다.

9. 업무 이외에 사회나 정치 전반에 대한 식견이 부족하다.

10. 금전에 인색하고 생각하는 스케일이 작다.

11. 취미에만 몰두하여 그 방면의 성취도를 직장에서 과시한다.

12. 호언장담이나 연설·잡담을 좋아하여 무슨 일만 있으면 즉시 그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이러한 요소에 하나도 걸리는 것이 없을 자신 있으세요?
 

posted by oht
2008. 4. 21. 20:50 잡글

대학생활안내 발간사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우리 한경대학교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 자리에 있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고생과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어둡고 긴 터널에서 해방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은 인생의 또 다른 과정일 뿐이며, 대학에 들어가는 것 이상의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만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장소와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젊은이들이 국가와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에게 많은 사색과 노력을 통하여 정말 즐겁고 뜻깊은 대학생활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대학생활은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얼마든지 놀고 즐길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논다는 것이 얼마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쌓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냥 단순한 시간 낭비이어서는 안됩니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면 정말로 훌륭한 인생의 밑천이 여러분의 인생에 남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의 인생 전체에서 가장 고상하고, 가장 지적이고, 가장 순수한 사람들을 여러분은 대학생활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동료 학생들이 그렇고, 교수님들과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들 이 한경대학교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만나는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수준높은 사람들일 것입니다. 여러분도 곧 그러한 대열에 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한경대학교 가족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을 실현시켜 주기위하여 우리 한경대학교는 노력할 것입니다. 단언하건대 몇몇을 예외로 하면 여러분 개인의 발전보다 우리 학교의 발전이 앞서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부디 여러분은 그 예외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러한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고의 노력과 절제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에게 무한한 자유와 기회가 주어져 있는 반면에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합니다. 그것이 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법칙이며, 대학도 반은 그 냉정한 사회에 속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그러므로 군자는 항상 평이한 데 거하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것을 행하면서 요행을 기다린다(故君子居易俟命 小人行險以요幸;『中庸』)"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분은 진지한 자세로 생활하여 폭넒은 시야와 풍부한 능력을 갖춘, 그래서 국가와 사회 그리고 한 집안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학생활안내』책자는 대학생활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하여 안내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잘못되었거나 부족한 점이 발견되면 학생생활연구소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입학을 축하하며,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2000년 2월

학생생활연구소장 오 호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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